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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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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엔트리레벨 채용 60% 감소. AI가 코드의 41%를 생성. 그런데 채용 공고엔 여전히 “React 3년 이상”이 써 있다.

질문은 원래부터 코드보다 비쌌다. LLM이 그 진실을 드러냈을 뿐이다.

Know-How는 구독할 수 있다. Know-Where는 살 수 없다.

API 키는 지능의 임대다. 어떤 프레임워크든 배울 수 있다. 어떤 언어든 AI가 써준다. 하지만 “어디에 물어야 하는지”는 구독할 수 없다.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왜 그 문제가 중요한지, 어떤 트레이드오프를 감수할 것인지 — 이 질문들은 코딩보다 언제나 먼저 왔고, 언제나 더 비쌌다.

코딩의 장벽이 높았기 때문에 우리가 몰랐을 뿐이다.

경계는 이미 지워졌다

이스라엘 개발자 한 명이 혼자서 AI 앱 빌더를 만들었다. 6개월, 35만 유저, Wix에 8000만 달러 매각. BE도 FE도 아니었다. 질문과 판단만 있었다. 카카오에서는 비개발자가 ChatGPT로 실무 도구를 직접 만든다. 레이어 구분은 도구가 그은 선이었다. AI가 그 선을 지웠다.

채용 공고만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LinkedIn 조사에서 고용관리자의 45%가 스킬을 우선한다고 답했다. 실제 JD에는 여전히 특정 기술 스택과 경력 연차가 가득하다. 경력 연차는 과거의 축적을 측정한다. 지금 측정해야 하는 건 미래의 적응력이다.

AI는 답을 잘 낸다. 남은 건 질문이다.

Claude Code를 만든 엔지니어는 지난달에 IDE를 한 번도 열지 않았다. 도구를 만든 사람이 도구에 구현을 위임한 거다. 반면 한 시니어 개발자는 AI에 요구사항을 그대로 던졌다가 15분 만에 7개 파일이 망가졌다. AI에게 대충 던지면, AI도 대충 만든다.

나도 매일 겪는 일이다. 주니어가 며칠째 복잡한 동시성 처리에 매달려 있을 때, “균등 분배가 목표야, 정확한 순번이 목표야?” 한 마디면 복잡도가 절반으로 준다. AI한테든 사람한테든, 질문의 질이 곧 결과의 질이다.

개발자라는 이름은 끝났다

구현에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코딩에서 설계로. 노정석 비팩토리 대표는 말했다. “여러분들이 돼야 되는 거는 예술가가 돼야 되는 거거든요.” 그가 말하는 예술가는 앙트러프러너와 같다. 없는 가치를 정의하고, 이게 옳다고 외치는 사람. 사업 대표를 뽑을 때 “React 3년 이상”이라 쓰지 않는다.

AI가 대체하는 건 타이핑이지 역할이 아니다.

그래서

채용 담당자. JD에서 직군 명칭을 지우고, 역할의 목표를 써라.

개발자. 오늘 작성한 프롬프트를 다시 읽어봐라. 당신은 질문한 건가, 주문한 건가.

리더. 코딩 테스트 비중을 줄이고 시스템 설계 면접을 넣어라. 후보자가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 봐라.

질문이 코드보다 비싼 세상은 원래부터였다. 달라진 건,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됐다는 것뿐이다.